[작품 소개]
우리의 굿에는 일상에서 잉태된 삶의 애환을 내일의 기쁨으로 승화시키는 독특함이 있다. ‘점아 점아 콩점아’는 5.18때
광주에서 죽은 총각과 6.25때 죽은 북한 처녀의 망자 혼례를 통해 통일을 염원한 작품이다. 이 작품 속에는 남쪽의 남도
씻김굿, 북쪽의 황해도 철몰이굿을 기본으로 한 판소리, 민요, 춤, 풍물 등의 전통 연희방식이 현대적 연극으로 형상화 되어
있다. 작품 진행과정 속에서 이 두 형식은 서로 충돌하고 교류하고, 나중에는 한 형식으로 통합된다.
어머니의 꿈자리가 어지럽다. 17년 전 광주항쟁 때 도청에서 총에 맞아 죽은 아들 영덕이 처참한 형상으로 꿈이 나타나는
것이다. 어머니는 남도 무당 보성댁을 찾아간다. 꿈을 해몽하니 망자혼례를 시켜 구천을 떠도는 아들의 영혼을 달래줘야
한다는 것이다. 보성댁은 황해도 무당 박서방을 통해 6.25때 죽은 처녀 박순애를 찾아 황해도 굿과 남도 굿을 결합하여
혼례식을 갖게 한다. 그러나 분단귀의 방해공작으로 신랑 신부의 넋받이들이 쓰러지고 혼례식은 중단된다. 보성댁과
박서방은 이승에서 억울하게 죽어 구천을 떠도는 처녀, 총각귀들을 불러내어 분단살을 걷어내려 하지만 역시 실패하고 만다.
그러나 남남북녀의 만남을 성사시키고자 염원하는 산자들의 지신밟기로 혼례를 무사히 치루고 첫날밤을 맞이하게 된다.